작년에 종강하면 써야지 마음먹었다가 이제서야 쓰게 됐다.
사담이 매우 많다.
이미지 없음.
예선
휴학하고 공부할거 공부하고 놀거 놀면서 살고 있는데 동기 언니가 해커톤 얘기를 꺼냈다.
이러나 저러나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접수했다.
학교별로 참가할 수 있는 팀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얘기 듣자마자 최대한 빨리 신청하려고 했다.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지도교수 란이 있어서 활동했던 학회 지도교수님께 메일로 허락을 받았다.
나중에 공지가 떠서 봤는데 굳이 안 써도 된다고 한다. 언제나 공지 확인을 잘하자.
선착순 안에 잘 들었는지 예선에 참가하게 되었다.
예선 교육 동영상을 보고 활동지를 작성하여 주제를 선정하게 된 과정을 보여야 했다.
실은 활동지 작성 전에 주제를 정했다.....ㅎ
활동지를 작성하다보니 10 페이지 정도 나왔던 것 같다.
날 잡아서 학회 동방에서 작성했다.
활동지를 하나하나 스캔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고 서비스설명자료를 작성하고 이제 발표영상을 녹화해야해서 공지를 다시 확인했더니 발표자료 말고 서비스설명자료로 발표하여 녹화하라고 되어있었다.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서비스설명자료로 발표한 것을 녹화했다.
공지대로 하자. 걱정된다면 Q&A 게시판에 물어보자.
예선에 참가하게 되면 해커톤 티셔츠와 함께 미니 가습기를 준다.
티셔츠 사이즈는 다양하고 개수는 넉넉하니 안심하면 된다.
본선
한창 농구에 영혼을 불태울 때라 농구 대회에 참가하여 친구들과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아마 7월 21일) 동기 언니의 다급한 카톡이 왔다. 본선에 통과했다는 것이다.
이 언니는 아무래도 예선에서 떨어질 줄 알고 휴가 계획을 잡았고 나도 가족여행 일정이 잡혀있었다.
아무튼 공지에서 본선 일정(8월 15일)을 확인했더니 맙소사 가족여행 일정하고 겹쳤다.
(그리고 우리만 2명이었다.)
나 혼자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서 언니에게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언니는 방학동안 인턴을 하게 됐는데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직장을 빠지는 것보다는 여행을 빠지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2박 3일의 가족여행의 2일째에 나만 서울로 오기로 결정했다.
이제 개발을 할 시간이었다.
제대로 앱을 만드는 게 처음이어서 많이 헤맸다.
난 본선 개발할 때 Fragment가 제일 싫었다.(하지만 결선 때까지 Fragment를 사용했다. 난 안드로이드였다.)
온갖 오류가 넘쳐났다. 하지만 극복했다.
본선은 프로토타입을 제출하면 된다고 해서 주요 기능을 수행할 때 화면 이동과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를 중심으로 개발했다. 약 20일간의 개발이었다.
만약 본선까지도 진지하게 노린다면 미리 개발을 진행해놓도록 하자.
가족여행을 가기 전에 대본을 모두 써 놓았다.
여행 첫날 밤에 대본을 반복해서 읽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진 몰라도 대본을 읽는 목소리를 녹음해놨다.(유튜브에서 본 방법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여행 이틀 차에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기차 타기 전에 할머니랑 통화했는데 눈물날 뻔했다. (실은 살짝 눈가에 맺혔다.)
집 가서 밤샐 생각으로 기차에서 자려고 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껌을 짝짝 소리를 내며 씹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전날 녹음해뒀던 것을 들으면서 갔다. 서울로 가는 2시간 반 내내 들었다.
서울역에서 버스를 타며 온갖 상념이 들었다.
집에 가서 컴퓨터 켜놓고 실제로 발표하듯이 발표자료 화면 넘겨가며 발표했다.
본선 장소는 카이스트 도곡 캠퍼스였나 그랬다.
9시였나 10시부터 시작해서 여유시간 30분에서 1시간 잡았더니 집에서 빨리(아마 7시쯤이지 않을까) 출발해야 했다.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집에서 나가기 전까지 연습을 하다가 나갔다.
도곡역 도착했는데 배가 고팠다.
본선 장소 가는 길에 할리스 커피가 있길래 거기서 두 번째 아침을 사 먹었다.
조금 있다가 서너명이 더 들어와서 무언가 사 먹었다.
뭔가 본선 가는 사람들 같았다.
다 먹고 도착했는데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회의실로 안내해주시길래 소파에 앉아 대본을 다시 보고 예상질문도 살펴봤다.
시간이 돼서 진짜로 본선 장소로 들어갔다.
본선 안내 메일에는 코로나로 인한 우려가 있으니 팀원 모두가 올 필요는 없고 1-2명씩만 와도 된다고 했는데 나만 혼자다.
보통 서너명씩은 왔던 것 같다.
외로웠다.
시간을 4파트로 나누어서 진행했는데 나는 3번째 파트였다.(아마도?)
그래서 1파트까지는 다른 팀들 발표를 들었다. 꽤 재밌었다.
2파트부터는 고개를 푹 숙이고 대본과 예상질문을 숙지했다.
동기 언니는 카톡으로 나를 격려해줬다. 하지만 난 그 격려의 카톡을 보지 못하고 발표를 하러 갔지.
그런데... 외워서 하는 팀들도 있었지만 대본을 보고 읽는 팀들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 차례가 왔고 혹시 몰라서 대본을 들고 나갔는데 그냥 안보고 했다.
너무 잘 외운 탓인지 말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날 보지 않고 화면만 보고 있었다.
다른 팀들은 질문이 좀 나왔던 것 같은데 우리팀은 질문이 2개 나왔다. 좀 불안했다.
내 순서 끝나고는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팀들의 발표를 들었다.
정말 열정적인 사람들이었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발표가 끝나고 결선 진출 6팀을 발표했다.
5번째까지도 불리지 않아서 떨어진 줄 알고 집가서 뭐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실은 결선 진출하고 싶었다) 마지막에 불렸다.
와!
동기 언니에게 알려줬더니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도 안 믿겼다.
여름이었으니까 '여름엔 냉면'이라는 생각에 근처 냉면 파는 집에 갔다.
메뉴판에 평양 냉면이 있었다.
앞의 '평양'은 생각 안하고 냉면이니까 시켰는데, 내가 알던 맛이 아니었다.
나는 함흥냉면을 좋아했던 것이다.
다 먹고 컨설팅(이었는지 교육이었는지 헷갈린다)을 위해 다시 본선 장소로 돌아왔다.
아직도 얼떨떨해서 관계자한테 결선 진출한거 맞냐고 여쭤봤는데 맞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제일 먼저 온 것을 기억하셨고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감사했다.
본격적인 컨설팅(이라고 하겠다) 전에 멘토 분들 앞에서 발표를 한번 더 했다.
한 팀이 완성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제주 권역 팀이었다. 디자인이 정말 예뻤다. 부러웠다. 역시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멘토분들(두 분)께서 한팀 한팀 열심히 조언을 해주셨는데 멘토분들 수가 더 많았으면 했다.
먼저 컨설팅 받는 팀의 컨설팅 시간이 길어지면 나머지 팀들의 컨설팅 시간이 짧아진다.
열심히 질문하고 받아적으면서 본선을 마쳤다.
결선
살면서 이렇게 정신 없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결선 전에 코로나에 걸렸다. (가족들 다 걸리는데 나만 안걸려서 슈퍼 항체인줄 알았더니 가족들보다 일주일 늦게 확진됐다. 확진 전까지 등교 전에 학교 근처의 이비인후과에서 콧구멍을 쑤셨다.)
해커톤 일주일 전쯤에 격리가 해제되었다.
좀만 더 늦게 확진됐으면 큰일날 뻔했다.
본선 이후부터 계속 개발을 진행해왔다.
결선 2주전인가 개발을 끝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라는데 코로나로 격리 중일 때 진행했다.
등록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웠고 결국 등록하지 못했다.
결선 제출 서류에 앱 등록 불가 사유서를 작성했다.
발표 자료 만들고 대본 쓰고 예상 질문 만들고 그랬다.
결선 장소는 서울창업허브 공덕의 컨퍼런스홀이었다.
일자는 11월 2일 수요일이었고, 진행시간은 13시부터 18시까지였는데 참가자들은 10시(아마도)까지 오라고 했다.
리허설을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발표를 하는데, 결선에서는 시간이 넘어가면 마이크를 바로 꺼버린다고 한다.
(스탠딩 데스크 너머에 타이머가 있다.)
그리고 발표자가 발표를 컴퓨터로 조작하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의 노트북에 발표자료를 켜고 빔스크린에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발표자는 발표 리모콘을 조작하면서 발표한다. 발표 자료 안에 동영상을 넣어야 했다. 이 부분은 아마 공지가 나왔을 것이다.
리허설 끝나면 식권(!!)을 준다. 밥이 꽤 맛있었다.
결선장 근처에 커피 등의 음료를 파는 데도 있다. 파는 거였는지 무상 제공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마시지 않았으므로.
결선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아직 (2023.08.02 기준) 영상이 있다.
대본을 읽으면서 하는 팀도 있었고 아예 외운 팀도 있었다. 나는 비상용으로 대본을 들고 갔는데 '거의' 안 봤다.
심사위원은 대기업에서 오신 분들이 있었다.
앱 디자인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고 사업성을 많이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실현 가능성도...
그리고 질의응답은 꼭 발표자가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번에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고, 동기 언니가 했다.
발표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보니 집에 일이 생겼다고 했다.
관계자 분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활동 확인서를 받을 수 있냐고 여쭤보았다.
그 분은 얼른 가보라고 하셨고, 저녁 쯤에 활동 확인서를 받을 수 있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공덕에서 집으로 오는 그 2시간 내내 목걸이 이름표를 하고 있단 것도 잊어버렸다.
동기 언니로부터 장려상 수상 사실을 전해 들었다.
끝
해커톤 진행하면서 지원금을 1-2번 정도 받았던 것 같고 결선에서 상금도 받았다.
다른 해커톤에 비하면 기간을 꽤 길게(3-4개월) 갖는 것 같다.
기간이 길어서 미리미리 해놓는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결선이 끝나면 후기 이벤트 같은게 있는데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
2개 있었는데, 하나가 당첨되어서 동기 언니랑 학회 사람들(총 4명)과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었다.
그리고 함께 해준 동기 언니에게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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